원룸거주청소 견적서 제대로 받는 방법

얼마 전 원룸에 살면서 청소를 맡기려는 분이 견적 두 장을 보여줬습니다. 한쪽은 12만 원, 다른 쪽은 19만 원. 비싼 곳이 과한가 싶었는데 내용을 보니 달랐습니다. 12만 원 견적에는 냉장고 내부와 창틀이 빠져 있었고, 19만 원 견적에는 작업 인원과 범위가 적혀 있었죠. 같은 ‘원룸 청소’라는 이름만 보고 가격을 비교하면 이런 차이가 잘 안 보입니다.
거주 중인 원룸은 청소 범위부터 다릅니다
원룸거주청소는 빈집을 닦는 입주청소와 다릅니다. 침대와 책상이 놓여 있고, 옷과 식기가 수납돼 있습니다. 업체가 물건을 옮겨 닦는지, 드러난 면만 닦는지에 따라 작업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전체 청소’라는 말만으로는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습니다.
견적을 요청할 때는 방 면적뿐 아니라 현재 상태를 알려줘야 합니다. 가구가 차지하는 공간, 주방의 기름때, 욕실 물때와 곰팡이, 반려동물 털, 실내 흡연 여부가 대표적입니다. 욕실·주방·창틀 사진을 각각 한두 장 보내면 전화로 설명할 때보다 범위를 맞추기 쉽습니다. 사진은 밝을 때 찍고, 심한 오염도 숨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작업 당일 처음 발견되면 추가 작업인지부터 다시 따져야 하니까요.
냉장고나 서랍 안쪽을 원한다면 내용물을 누가 꺼내고 다시 넣는지도 확인하세요. 거주 중 청소에서는 개인 물품을 건드리지 않는 업체도 많습니다. 청소가 필요 없는 물건은 미리 치워 두고, 귀중품과 깨지기 쉬운 물건은 따로 보관하는 게 좋습니다.
견적서에는 공간보다 작업을 적어야 합니다
제가 견적서를 볼 때 먼저 찾는 건 ‘주방 청소’ 같은 큰 이름이 아닙니다. 싱크대 상판, 수전, 가스레인지 주변, 후드 겉면처럼 실제로 손이 닿는 곳이 적혀 있는지 봅니다. 욕실도 바닥·벽·배수구·변기·세면대가 따로 적혀야 합니다. 실리콘 곰팡이 제거와 곰팡이 자국 세척은 결과가 다를 수 있으니 같은 작업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창문은 특히 표현을 좁혀야 합니다. 유리 안쪽만 닦는지, 창틀과 방충망까지 하는지 확인하세요. 외부 유리는 안전 문제로 작업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냉장고·전자레인지 내부, 에어컨 필터, 매트리스, 벽면 얼룩도 기본 범위라고 짐작하지 않는 편이 정확합니다.
- 청소할 위치와 제외할 위치
- 가구를 이동하는 범위와 물건을 꺼내는 사람
- 투입 인원과 예상 작업 시간
- 세제·장비·소모품 비용의 포함 여부
- 폐기물 처리, 주차비, 부가세의 포함 여부
이 다섯 가지를 문자나 견적서에 남겨 두면 업체끼리 비교할 기준이 생깁니다. 작업 시간이 짧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인원 한 명에 두 시간인 견적과 두 명에 네 시간인 견적을 같은 가격표처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추가금은 어떤 상태에서 붙는지 물어야 합니다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금’이라는 문구만 있으면 금액이 정해진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아닙니다. 어떤 상태를 추가 작업으로 보는지, 그때 금액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받아 두세요. 예를 들어 일반적인 욕실 물때는 포함인데 오래된 실리콘 곰팡이는 별도인지, 주방 후드의 겉면만 포함이고 내부 분해 세척은 별도인지 구분하는 식입니다.
앞의 12만 원과 19만 원 견적을 비교한다면, 먼저 빠진 항목을 12만 원 쪽에 추가했을 때의 금액을 물어야 합니다. 7만 원 차이가 그대로 남는지, 거의 사라지는지 확인한 뒤 선택하는 거죠. 반대로 내가 냉장고 내부 청소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 항목이 포함된 견적을 그대로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필요한 작업에 맞춘 금액이 최저가보다 쓸모 있습니다.
방문 후 금액이 바뀔 수 있다면 작업 시작 전에 변경 항목과 추가 금액을 문자로 받아 두세요. 사진으로 미리 알린 오염인데 현장에서 새로 발견한 것처럼 말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합의하지 않은 추가 작업을 먼저 진행하고 나중에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작업 당일에는 시작 전과 끝난 뒤를 확인합니다
청소 전에는 견적서의 범위를 작업자와 함께 짚어 보세요. 특히 가구 뒤, 창틀, 배수구처럼 빠뜨리기 쉬운 곳을 먼저 말하는 게 좋습니다. 물건을 옮기기로 했다면 어디까지 옮길지 정하고, 파손 우려가 있는 물건은 사진을 남겨 두세요. 세제 냄새에 민감하거나 반려동물이 있다면 사용하는 제품과 환기 방법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작업이 끝나면 눈에 잘 띄는 바닥만 보지 말고 약속한 항목을 순서대로 확인하세요. 욕실 배수구, 주방 수전 주변, 창틀 모서리, 가구 아래처럼 견적에 적힌 곳을 보는 겁니다. 오래된 변색이나 재질 손상은 세척으로 없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것처럼’ 같은 표현보다 어느 오염을 어디까지 처리하기로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빠진 곳이나 파손이 보이면 바로 기록합니다
약속한 곳이 청소되지 않았다면 현장에서 해당 위치를 사진으로 찍고, 견적서의 항목을 짚어 재작업을 요청하세요. 이미 작업자가 떠났다면 발견한 날짜와 사진을 문자로 보내고 방문 가능 일정을 물으면 됩니다. 물건이 깨지거나 표면이 손상됐다면 청소 전 사진, 청소 후 사진, 수리 견적처럼 상태와 비용을 확인할 자료를 모아 두는 게 좋습니다.
업체와 의견이 다를 때는 감정적인 평가보다 ‘견적서에는 창틀 세척이 포함돼 있는데 이 부분이 남아 있다’처럼 위치와 약속을 적어 전달하는 편이 빠릅니다. 재작업이나 비용 조정을 요청한 내용과 업체의 답변도 남겨 두세요. 해결되지 않으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상담을 신청할 때 그 기록을 함께 제시할 수 있습니다.
원룸거주청소 견적에서 제가 가장 경계하는 말은 ‘다 해드립니다’입니다. 좁은 공간이라도 생활 물건이 들어차 있으면 손댈 곳과 건드리면 안 되는 곳이 분명합니다. 그 경계를 먼저 적어 주는 업체의 견적이 결국 작업 당일에도 덜 흔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