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청소업체 고르는 방법, 견적서에서 먼저 봐야 할 항목

얼마 전 지인이 신축 아파트 입주청소 견적을 세 군데에서 받았는데, 같은 34평인데도 28만 원부터 62만 원까지 나왔습니다. 처음엔 비싼 업체가 바가지를 부르는 줄 알았는데, 견적서를 놓고 보니 얘기가 달랐습니다. 싼 곳은 창틀 안쪽, 주방 후드, 욕실 환풍구, 붙박이장 내부가 빠져 있었고, 현장 도착 후 오염이 심하다며 추가금을 붙이는 방식이었습니다.
입주청소업체를 고를 때는 가격만 보면 거의 틀립니다. 중요한 건 청소 범위, 인원, 작업 시간, 추가금 조건, 하자 재방문 기준입니다. 저는 12년 동안 이사·설치·수리 견적을 보면서 같은 패턴을 많이 봤습니다. 처음 견적은 낮게 부르고, 소비자가 빠뜨린 항목을 현장에서 비용으로 바꾸는 구조입니다.
입주청소 견적은 평수보다 범위를 먼저 봐야 합니다
대부분 입주청소는 평당 단가로 시작합니다. 지역과 시기마다 다르지만 20평대는 20만 원대 후반에서 40만 원대, 30평대는 30만 원대 중반에서 60만 원대까지 흔합니다. 그런데 평수만으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 30평이라도 베란다가 2개인지, 확장형인지, 붙박이장이 많은지, 공사 분진이 남아 있는지에 따라 작업량이 달라집니다.
견적 받을 때는 “34평 입주청소 얼마예요?”라고 묻는 것보다 “전용면적, 방 개수, 욕실 개수, 베란다 수, 확장 여부, 새집인지 구축인지”를 같이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업체도 대충 낮은 금액을 던지기 어렵습니다.
견적서에 들어가야 할 기본 항목
- 방, 거실, 주방, 욕실, 현관 바닥 청소
- 창틀과 방충망 먼지 제거 범위
- 싱크대 상·하부장 내부 청소
- 붙박이장, 신발장 내부 청소
- 주방 후드 겉면과 필터 청소
- 욕실 배수구, 환풍구, 수전 물때 제거
- 베란다 바닥, 배수구, 창틀 청소
- 작업 인원과 예상 소요 시간
여기서 “기본 청소 포함”이라고만 쓰여 있으면 애매합니다. 기본이라는 말은 업체마다 다릅니다. 어떤 곳은 후드 필터까지 빼서 닦고, 어떤 곳은 겉면만 훑습니다. 창틀도 손이 닿는 곳만 하는지, 레일 안쪽 먼지까지 제거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추가금이 붙는 지점을 미리 잘라야 합니다
입주청소에서 분쟁이 많은 부분은 추가금입니다. 현장에 가보니 곰팡이가 있다, 시멘트 자국이 심하다, 스티커 제거가 많다, 줄눈 오염이 오래됐다며 비용이 올라갑니다. 물론 실제로 추가 작업이 필요한 집도 있습니다. 문제는 기준을 안 정하고 시작했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신축 아파트는 분진이 많습니다. 그런데 분진 제거가 입주청소의 기본인지, 특수청소로 따로 보는지는 업체마다 다릅니다. 구축 매매 후 입주라면 기름때, 곰팡이, 니코틴 자국, 반려동물 털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이런 건 숨긴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사진을 보내고 “이 상태에서 추가금 가능 항목을 문자로 적어 달라”고 해야 나중에 말이 덜 바뀝니다.
현장에서 자주 붙는 비용
- 곰팡이 제거
- 스티커, 시트지, 테이프 자국 제거
- 주방 후드 내부 기름때 제거
- 베란다 심한 물때와 페인트 자국 제거
- 창문 외창 작업
- 천장형 시스템에어컨 필터나 내부 청소
- 폐기물 처리
외창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안전 문제 때문에 아예 안 하는 업체도 많고, 한다고 해도 가능한 범위가 제한됩니다. “창문 청소 포함”이라는 말만 듣고 외부 유리까지 기대하면 다툼이 생깁니다. 내부 유리, 창틀, 방충망, 외창을 나눠서 물어봐야 합니다.
싼 업체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너무 짧은 작업은 의심해야 합니다
34평 입주청소를 2명이 와서 2시간 만에 끝내겠다고 하면 저는 일단 경계합니다. 집 상태가 아주 깨끗해도 창틀, 욕실, 주방 수납장, 베란다까지 제대로 보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보통 30평대는 3~4명 기준으로 4~6시간 정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염이 있으면 더 늘어납니다.
물론 인원이 많다고 무조건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청팀을 여러 군데 돌리는 구조라면 팀마다 품질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대표 번호의 친절함보다 실제 투입팀의 기준이 중요합니다. 견적 단계에서 “직영팀인지, 협력팀인지, 현장 책임자는 누구인지, 작업 후 검수는 누가 하는지”를 물어보면 대충 운영하는 곳은 답이 흐려집니다.
후기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별점보다 사진을 봐야 합니다. 특히 창틀, 욕실 모서리, 후드 필터, 싱크대 하부장처럼 손 많이 가는 곳의 전후 사진이 있는지 보면 됩니다. 거실 바닥 광나는 사진만 많으면 실제 품질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예약 전 문자로 남겨야 나중에 요구할 수 있습니다
전화로 다 얘기했다고 생각해도 막상 문제가 생기면 서로 기억이 다릅니다. 입주청소업체와 통화한 뒤에는 반드시 문자나 채팅으로 범위를 남기는 게 좋습니다. 소비자원 상담 사례에서도 생활서비스 분쟁은 계약 내용이 불명확해서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취보다 더 간단한 게 문자 견적입니다.
문자로 남길 내용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주소는 동 단위 정도, 평형, 구조, 작업일, 금액, 포함 항목, 제외 항목, 추가금 조건, 재방문 기준이면 됩니다. 특히 재방문은 “작업 당일 검수 후만 가능”인지 “입주 전 발견한 미흡 부분은 며칠 안에 연락 가능”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약 전에 보낼 문장 예시
“34평 신축 입주청소이고 방 3개, 욕실 2개, 베란다 2개입니다. 창틀 안쪽, 방충망, 싱크대 상·하부장 내부, 붙박이장, 신발장, 후드 필터, 욕실 배수구와 환풍구 포함 기준 금액인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현장 추가금이 생길 수 있는 항목도 미리 적어 주세요.”
이 정도만 보내도 업체의 답변 태도가 보입니다. 항목별로 답을 주는 곳은 대체로 작업 범위가 잡혀 있습니다. 반대로 “다 해드려요”, “걱정 마세요”만 반복하는 곳은 현장 기준이 불분명할 수 있습니다. 생활서비스에서 제일 비싼 말이 사실 이 말입니다. 다 해준다는 말.
작업 당일 검수는 깨끗한 곳보다 빠지는 곳을 봐야 합니다
입주청소가 끝나면 바닥부터 보게 됩니다. 그런데 바닥은 눈에 잘 띄어서 대부분 기본 이상은 합니다. 진짜 봐야 할 곳은 몸을 낮추거나 문을 열어야 보이는 곳입니다. 싱크대 하부장 안쪽, 서랍 레일, 창틀 모서리, 욕실 환풍구, 변기 뒤쪽, 문틀 윗부분, 콘센트 주변, 베란다 배수구를 확인해야 합니다.
검수할 때는 감정적으로 말할 필요 없습니다. 사진을 찍고 “이 부분은 견적에 포함된 창틀 안쪽으로 봤는데 재작업 가능할까요?”처럼 항목 기준으로 말하는 게 낫습니다. 그냥 “청소가 별로예요”라고 하면 업체도 방어적으로 나옵니다. 범위와 사진이 있으면 요구가 훨씬 단단해집니다.
입주 당일에 가구와 짐이 들어오면 재청소가 어렵습니다. 가능하면 이사 하루나 이틀 전에 청소를 잡고, 청소 직후 바로 검수하는 일정이 좋습니다. 신축은 하자 점검, 줄눈 시공, 탄성코트, 입주청소 순서가 엉키면 먼지가 다시 쌓입니다. 다른 시공이 끝난 뒤 입주청소를 넣는 게 보통은 낫습니다.
제가 입주청소업체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가격표가 아니라 질문에 답하는 방식입니다. 싼 금액을 부르는 곳보다,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고 추가금 기준을 먼저 적어주는 곳이 실제 현장에서 덜 피곤합니다. 생활서비스는 결국 사람이 와서 하는 일이라 완벽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시작 전에 범위를 좁히고, 끝난 뒤에는 기준대로 확인하는 게 돈을 아끼는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