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박이장 설치 기간 제대로 계산하는 방법

얼마 전 이사 날짜가 열흘 남았다는 분이 붙박이장 견적서를 보여줬습니다. 업체는 “설치는 하루면 됩니다”라고 했죠. 그런데 견적서에는 실측일도, 제작 완료일도 없었습니다. 하루라는 말은 집에서 장을 조립하는 시간만 가리킨 겁니다. 붙박이장 설치 기간을 물을 때는 주문부터 사용할 수 있는 날까지와 실제 시공 시간을 나눠 들어야 일정이 맞습니다.
주문부터 설치까지는 얼마나 잡아야 할까
일반적인 주문형 붙박이장은 상담과 현장 실측, 규격 확정, 자재 준비, 배송, 설치 순서로 진행됩니다. 한샘이 판매처 고객 문의에 안내한 사례에서는 주문 후 설치까지 평균 약 2주를 제시했고, 실측 뒤 재주문이 필요한 경우 약 3주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제품과 지역, 주문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안내 사례입니다. 모든 업체가 2주 안에 끝낸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견적을 비교할 때 저는 날짜를 네 칸으로 적습니다. 실측 예정일, 도면과 자재를 확정하는 날, 배송일, 설치일입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상담하고 목요일에 실측했다면 제작 일정은 목요일 실측만으로 확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잡이·도어 색상·내부 서랍 구성을 다음 주에야 결정했다면 업체가 말한 제작 대기 기간도 그때부터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하면 2주”와 “실측 후 사양 확정일부터 2주”는 이사 일정에서 차이가 큽니다.
기성 규격에 가까운 제품은 자재와 시공팀 일정이 맞으면 빨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천장 끝까지 맞추는 구성, 비규격 폭, 특수 도어, 조명이나 콘센트 작업이 들어가면 확인할 공정이 늘어납니다. 입주일이 정해져 있다면 막연한 평균보다 내 제품의 설치 확정일을 문자나 계약서에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현장 설치가 하루를 넘기는 지점
현장에서는 자재 반입, 몸통 조립, 수평 조정, 문짝 설치, 벽·천장 쪽 틈새 마감, 문 여닫힘 확인까지 해야 합니다. 리바트가 소개한 붙박이장 시공 순서도 몸통 조립 뒤 수평을 맞추고 도어와 주변 마감재를 설치하는 흐름입니다. 단순한 한 면 시공이라면 하루를 예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전 방문이라는 말만 듣고 오후 일정을 빽빽하게 잡지는 않는 게 좋습니다. 폭과 구성, 작업 인원에 따라 소요 시간이 달라집니다.
특히 기존 장 철거가 있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철거한 자재를 어디까지 옮기고 누가 폐기하는지, 철거 뒤 벽지와 바닥 상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하죠. 벽이 고르지 않거나 걸레받이·몰딩이 튀어나온 집은 현장에서 틈새 마감에 시간이 더 듭니다. 벽면에 스위치나 창문이 걸리는 경우에는 설치 가능 여부 자체를 실측 때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견적서를 볼 때 “철거·폐기 포함” 한 줄만으로는 충분하다고 보지 않는 이유입니다. 철거가 설치 전날인지 당일인지, 폐기물 반출이 포함인지, 벽지 손상 보수는 별도인지 적혀 있어야 실제로 방을 다시 쓸 수 있는 날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설치 당일 조립이 끝나도 보수 작업이 남으면 그 방의 일정은 끝난 게 아닙니다.
견적서에 적어야 추가금과 일정 변경을 줄인다
같은 크기의 장인데 견적 차이가 크다면 먼저 포함 항목을 맞춰 봐야 합니다. 한쪽은 도어와 기본 선반만, 다른 쪽은 서랍·옷봉·측면 마감·철거비까지 넣었을 수 있습니다. 가격만 비교하면 싼 견적이 현장에서 비싸지는 경우가 여기서 생깁니다. 다음 항목은 금액과 일정을 함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실측 후 확정할 전체 폭·높이·깊이와 내부 구성
- 기존 가구 철거, 운반, 폐기 비용과 작업 날짜
- 측면·천장 틈새 마감, 걸레받이 처리 포함 여부
- 배송비, 엘리베이터 사용 제한이나 별도 운반 조건
- 벽 고정 방식과 현장 벽 상태에 따른 추가 작업 가능성
- 설치 예정일이 밀리거나 자재가 맞지 않을 때 재방문 비용 부담 주체
업체에는 “총 며칠 걸려요?”보다 “실측 후 사양 확정일 기준으로 언제 배송하고, 설치는 몇 시부터 몇 명이 와서 어느 공정까지 끝내나요?”라고 묻는 편이 답이 선명합니다. 답변이 바뀌면 바뀐 날짜와 비용도 문자로 다시 받아 두세요. 구두로 ‘그 정도는 해드린다’고 한 항목은 작업 당일 시공팀에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설치가 끝난 날 확인할 것
기사들이 돌아가기 전에 문을 여러 번 열고 닫아 보세요. 문짝끼리 부딪히는지, 서랍이 끝까지 부드럽게 움직이는지, 선반과 옷봉이 흔들리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바닥과 천장 쪽 틈도 한쪽만 유난히 벌어지지 않았는지 보세요. 눈에 띄는 흠집이나 마감 누락은 가까운 사진과 전체 사진을 함께 남기고, 계약 상대인 판매업체에 보수할 위치와 희망 일정을 문자로 전달하는 게 좋습니다.
한국소비자원도 가구의 배송·설치 과정에서 하자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업체에 즉시 알리도록 안내합니다. 바로 고칠 수 없는 문제라면 “문짝 왼쪽 하단 간섭, 사진 전달, 재방문 날짜 회신 요청”처럼 구체적으로 적으세요. 수리 요청을 했는데도 합의가 되지 않으면 계약서, 견적서, 사진, 연락 기록을 모아 한국소비자원 상담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붙박이장은 설치하는 하루보다 그 하루를 확정하기까지의 시간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이사 전에 꼭 써야 하는 장이라면 싼 견적 하나에 날짜를 맡기기보다, 무엇을 언제까지 해주는지 분명하게 적은 업체의 견적이 결국 덜 불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