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마루 시공 기간 제대로 잡는 방법

얼마 전 강마루 견적 두 장을 비교했는데, 한 업체는 ‘하루 시공’, 다른 업체는 ‘사흘 소요’라고 적어 놓았더군요. 같은 집인데도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작업 범위였습니다. 하루라는 쪽은 새 마루를 붙이는 시간만 적었고, 사흘이라는 쪽은 기존 마루 철거와 바닥 상태 확인까지 포함했습니다. 강마루 시공 기간을 물을 때는 며칠 걸리느냐에 앞서 그 날짜에 어떤 작업이 들어 있는지 봐야 합니다.
시공하는 날과 이사하는 날은 따로 잡는다
바닥이 건조하고 평평한 빈집이라면 거실과 방을 하루에 시공하는 일정도 가능합니다. 다만 작업자가 나가는 시각이 곧 가구를 들여도 되는 시각은 아닙니다. 접착식 강마루는 사용한 접착제와 현장 온도에 따라 굳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업체에 ‘작업 종료 시각’, ‘보행 가능 시각’, ‘가구 반입 가능 시각’을 각각 받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 오전에 시작해 저녁에 마루를 다 붙인다고 해도, 월요일 밤 이삿짐을 밀어 넣는 일정은 무리일 수 있습니다. 시공업체가 해당 제품과 접착제 기준으로 가구 반입을 허용하는 시각을 확인한 뒤 이사업체와 약속해야 합니다. 새 바닥 위에서 냉장고나 장롱을 끌면 접착 상태와 별개로 표면에 흠집도 납니다. 짐을 들어 옮길 인원과 바닥 보호 방법까지 함께 이야기해 두세요.
하루 시공이 가능한 집에도 조건이 있다
‘24평 아파트는 하루’ 같은 말은 편하지만 정확한 일정표는 아닙니다. 같은 평형이라도 실제 시공 면적, 방 개수, 붙박이장 유무, 문턱과 기둥 주변의 재단량이 다릅니다. 일자로 붙이는 마루와 헤링본처럼 패턴을 맞추는 마루도 작업 속도가 같을 수 없고요. 가구가 있는 집이라면 짐을 옮기고 다시 들이는 시간도 따로 필요합니다.
제가 견적을 볼 때 하루 일정으로 받아들일 만한 경우는 기존 바닥 철거가 필요 없거나 이미 끝났고, 바탕면에 습기와 큰 요철이 없으며, 자재가 현장에 준비된 경우입니다. 반대로 현장을 보지도 않고 ‘무조건 하루’라고 답하면 작업 시작 후 추가금이나 일정 변경이 생길 여지가 큽니다. 전화 견적 단계에서는 아래 항목을 먼저 알려 주는 게 좋습니다.
- 실제 마루를 붙일 공간과 방 개수, 붙박이장 안쪽 시공 여부
- 현재 바닥재의 종류와 철거 여부, 바닥이 젖은 적이 있는지
- 집이 비어 있는지, 가구 이동을 누가 맡는지
- 일반 배열인지 헤링본 등 패턴 시공인지
이 정보가 있어야 업체도 작업 인원과 날짜를 잡습니다. ‘하루 가능’이라는 답만으로 계약하지 말고, 그 하루에 걸레받이와 문턱 마감까지 끝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철거 뒤 드러난 바닥이 일정을 바꾼다
기존 강마루를 교체할 때는 새 마루를 붙이는 시간보다 철거 뒤가 변수입니다. 접착된 마루를 떼고 남은 접착제를 걷어냈더니 바닥 일부가 부서지거나 높이가 달라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바로 새 마루를 덮으면 들뜸이나 삐걱거림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바닥 보수와 건조가 필요하면 처음 들은 날짜보다 더 걸립니다.
가령 철거 하루, 시공 하루로 약속했더라도 보수재를 쓴 바닥이 충분히 마르지 않았다면 시공일을 미뤄야 합니다. 추가로 며칠이 필요한지는 보수 범위와 재료, 온습도에 따라 달라서 현장을 본 뒤에야 답할 수 있습니다. 누수 흔적이 있다면 더 신중해야 합니다. 수분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날짜만 맞춰 붙이는 건 빠른 시공이 아니라 재시공 위험을 떠안는 일입니다.
제품마다 바닥 수분 기준도 확인해야 합니다. KCC글라스의 한 강마루 제품 안내에는 시공 시 바닥 함수율을 5% 이하로 제시합니다. 이 숫자를 모든 강마루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계약한 제품의 시공 기준과 측정 결과를 업체에 묻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눈으로 보기엔 말랐다’는 답만으로는 입주 날짜를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견적서에는 날짜마다 맡을 일을 적는다
기간이 짧은 견적이 꼭 효율적인 견적은 아닙니다. 철거, 폐기물 반출, 바탕면 보수, 마루 시공, 걸레받이, 문턱 마감 중 무엇을 빼고 말했는지 비교해야 합니다. 특히 철거 후 바닥 보수가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 비용의 산정 기준과 일정 변경 시 연락받을 시점을 미리 적어 두는 게 좋습니다. 현장에서 ‘해 봐야 안다’는 항목이 있다면, 어떤 상태일 때 얼마가 더 드는지 범위라도 받아 두세요.
- 철거와 폐기물 처리까지 포함한 작업 시작일과 종료 예정일
- 바닥 보수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과 추가금 승인 방식
- 사용할 강마루 제품명과 접착제, 시공 후 보행·가구 반입 기준
- 걸레받이·문턱 마감, 가구 이동, 현장 청소의 담당자
- 들뜸이나 틈이 생겼을 때 연락할 곳과 보수 절차
작업이 끝나면 바로 눈에 띄는 들뜸, 벌어진 이음매, 문턱 단차를 사진으로 남기세요. 문제가 보이면 위치와 증상을 적어 시공업체에 문자로 보수를 요청하고, 방문 날짜와 처리 내용을 답받는 편이 좋습니다. 말로만 주고받으면 나중에 어느 부분을 언제 고치기로 했는지 흐려지기 쉽습니다.
저라면 이사 날짜가 정해진 집에서 ‘하루면 끝난다’는 말보다 철거 뒤 바닥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할지를 먼저 묻겠습니다. 강마루 시공 기간은 마루를 붙이는 속도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바닥을 확인하고, 필요한 작업을 끝내고, 가구를 들일 수 있을 때까지가 집주인이 실제로 비워 둬야 할 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