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청소 견적에서 추가금 피하는 방법

얼마 전 같은 집의 거주청소 견적을 놓고 상담한 분이 있었습니다. 한 업체는 28만 원, 다른 업체는 46만 원을 불렀죠. 싼 쪽이 유리해 보였지만 견적 내용을 펼쳐보니 냉장고 안쪽과 붙박이장 내부는 빠져 있었고, 짐이 많으면 현장에서 금액을 다시 매긴다는 조건도 붙어 있었습니다. 거주청소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서 진행합니다. 면적만 같다고 작업량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견적을 받기 전에 집 상태부터 똑같이 알려주세요
거주청소 견적을 비교할 때 제가 먼저 묻는 건 평수가 아니라 짐 상태입니다. 25평 집이라도 바닥이 대부분 비어 있는 집과 가구·생활용품이 가득한 집은 손이 가는 시간이 다릅니다. 업체마다 다른 정보를 주고 받은 가격 세 개를 나란히 놓으면 비교가 어긋납니다.
면적과 방·욕실 수, 베란다 수를 기본으로 알려주세요. 그다음 바닥에 놓인 짐의 양, 반려동물 털, 주방 기름때, 욕실 물때나 곰팡이 상태를 적습니다. 창문이 많거나 높은 곳에 손이 닿기 어려운 구조라면 사진에 담는 편이 정확합니다. 집 전체를 한 장 찍는 것보다 주방 후드 주변, 욕실 실리콘, 창틀처럼 오염이 심한 곳을 가까이서 찍어 보내는 게 견적에 도움이 됩니다.
가능하면 같은 사진과 설명을 2~3곳에 보내세요. 그리고 ‘현재 사진 기준 총액인지, 방문 후 금액이 바뀔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지’를 문자로 받아두세요. 사진으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업체가 그 부분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도 들어야 합니다. 짐의 양을 보지 않고 평수만으로 확정가라고 하는 견적은 작업 당일 말이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청소 구역보다 물건을 어디까지 다루는지 확인하세요
‘주방 청소 포함’이라는 한 줄은 너무 넓습니다. 싱크대 바깥면만 닦는지, 서랍 안의 물건을 꺼내 내부까지 닦는지에 따라 일이 달라집니다. 거주청소에서는 물건을 옮기고 다시 놓는 과정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저는 견적서에 장소 이름만 적혀 있으면 작업 동작을 다시 묻습니다.
- 주방: 상판·가스레인지 주변·후드 겉면·싱크대 배수구 중 어디까지 하는지,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내부는 별도인지
- 욕실: 바닥·벽·수전·거울·배수구 범위와 실리콘 곰팡이 제거 가능 범위
- 창문: 창틀과 방충망, 유리 안팎 중 어느 면을 닦는지
- 가구: 침대 밑과 소파 뒤를 청소할 때 가구 이동을 누가 하는지, 붙박이장 내부를 비워야 하는지
- 마감: 청소 뒤 나온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어디까지 처리하는지
특히 곰팡이는 ‘제거’라는 말만 믿고 맡기기 어렵습니다. 실리콘 깊숙이 착색된 자국은 표면을 닦아도 남을 수 있습니다. 업체가 어느 상태까지 처리할 수 있는지 사진을 놓고 확인해야 합니다. 오래된 얼룩이나 손상까지 새것처럼 돌려놓는 작업으로 기대하면 검수 때 다투기 쉽습니다.
추가금은 조건과 금액을 한 줄씩 받아두세요
현장 추가금이 모두 부당한 건 아닙니다. 사전에 알리지 못한 오염이나 물건이 실제로 많다면 작업량이 늘 수 있죠. 문제는 ‘상태에 따라 추가’라고만 적혀 있고 기준이 없는 경우입니다. 장난감과 옷이 바닥에 어느 정도 쌓였을 때 금액이 바뀌는지, 냉장고 내부나 베란다를 더하면 각각 얼마인지 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업체가 기본 28만 원에 냉장고 내부 5만 원, 베란다 6만 원, 짐 이동 7만 원을 별도로 부르고 B업체가 같은 범위를 43만 원에 포함했다면 실제 비교 금액은 46만 원과 43만 원입니다. 이 숫자는 시세가 아니라 비교 방법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처음 부른 금액의 순서가 뒤집히죠.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청소서비스 피해 사례에는 총 41만 원으로 계약하고 분진이 많은 상태를 미리 알렸는데도 작업 당일 30만 원을 추가로 요구받은 일이 있습니다. 추가금을 거절하자 업체가 철수하고 계약금 반환도 거부한 사례입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 ‘고지한 사진 속 상태는 기본금액에 포함’, ‘추가 작업은 금액 안내와 고객 동의 후 진행’ 같은 문구를 계약 내용에 남기는 게 좋습니다. 청소 시간, 투입 인원, 주차비나 장비비 부담 주체도 함께 적어두면 현장에서 확인하기 쉽습니다.
끝난 자리에서 확인하고 빠진 곳은 바로 요구하세요
청소가 끝나면 향이 나는지만 보고 잔금을 보내는 분이 많습니다. 저는 계약서에 적힌 구역부터 함께 돌아보라고 합니다. 주방 상판 아래 모서리, 욕실 배수구, 창틀 홈, 가구 뒤처럼 빠지기 쉬운 곳을 보세요. 작업 전 사진과 비교하면 원래 있던 흠집인지 청소 후 생긴 문제인지 구분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덜 닦인 곳을 발견했다면 ‘욕실이 별로예요’보다 ‘안방 욕실 수전 아래 물때가 남아 있습니다’라고 위치와 상태를 적어 사진과 함께 보내세요. 가능한 재방문 날짜와 보완할 범위를 문자로 확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파손이 있다면 물건 전체와 손상 부위를 각각 찍고, 수리 견적 등 비용 자료를 모아 업체에 보상을 요구합니다. 업체와 해결되지 않으면 계약 내용, 대화 기록, 결제 내역, 전후 사진을 갖고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상담할 수 있습니다.
저라면 가장 낮은 숫자보다 작업 범위를 또렷하게 적어주는 업체를 고릅니다. 거주청소는 집 안의 물건과 생활 흔적을 다루는 일입니다. 무엇을 옮기고, 어디까지 닦고, 예상 밖의 일이 생기면 얼마를 더 받을지 말할 수 있는 견적이 결국 비교하기도 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