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킹 시공 업체 견적 제대로 비교하는 방법

얼마 전 욕실 코킹 견적 두 장을 봤는데, 같은 집인데도 금액이 거의 두 배였습니다. 싼 견적에는 ‘욕실 실리콘 시공’ 한 줄만 있었고, 비싼 견적에는 기존 실리콘 제거와 곰팡이 처리, 세면대 뒤쪽 작업까지 적혀 있었죠. 이럴 때 금액만 비교하면 현장에서 왜 추가금이 나왔는지 따지기도 어렵습니다. 코킹 시공 업체를 고를 때는 먼저 작업 범위를 같은 조건으로 맞춰야 합니다.
견적을 받기 전에 시공 범위부터 적으세요
‘욕실 한 칸’이라는 말은 업체마다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어떤 곳은 욕조와 벽이 만나는 선만 생각하고, 다른 곳은 세면대·변기 주변·샤워부스까지 포함합니다. 주방도 싱크대 상판 뒤쪽만 할지, 개수대 가장자리까지 할지에 따라 손이 가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전화로 가격을 묻기 전에 시공할 선을 사진에 표시해 보내고, 각 구간의 대략적인 길이와 현재 상태를 알려주세요.
특히 기존 실리콘이 들떠 있는지, 검게 변했는지, 틈 안쪽이 젖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진이 중요합니다. 전체 사진 한 장과 문제 부위의 가까운 사진을 함께 보내면 좋습니다. 가구나 세탁기 때문에 손이 닿지 않는 곳도 미리 말해야 합니다. 업체가 현장에서 처음 확인하면 이동 작업이나 추가 인건비가 붙을 수 있으니까요.
견적서에는 ‘욕실 1식’보다 ‘욕조 둘레, 세면대 뒤, 샤워부스 하단’처럼 위치가 적힌 편이 낫습니다. 작업 길이를 미터 단위로 계산하는지, 구간별로 계산하는지도 확인하세요. 길이만 같아도 틈이 깊거나 기존 실리콘이 단단하게 붙어 있으면 제거 시간이 달라집니다. 두 업체의 금액을 비교하려면 이 조건들이 먼저 같아야 합니다.
새 실리콘을 바르기 전 공정이 더 중요합니다
코킹은 실리콘을 반듯하게 짜는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기존 재료가 남아 있거나 바탕면에 물기와 오염이 있으면 새 재료가 제대로 붙기 어렵습니다. 견적을 받을 때 기존 실리콘을 어디까지 제거하는지, 제거한 뒤 표면을 어떻게 청소하고 말리는지 물어보세요. 곰팡이가 깊게 번졌다면 눈에 보이는 부분만 닦고 덮는 방식으로는 같은 자리에 다시 검은 자국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재료도 위치에 맞아야 합니다. 욕실의 물 닿는 곳과 햇빛·비를 받는 외부 창틀은 사용 환경이 다릅니다. 제품명을 받아 용도를 확인하고, 색상도 계약 전에 정하세요. ‘방수 실리콘’이라는 말만으로 모든 틈에 맞는 제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틈의 폭과 바탕 재질에 따라 적합한 제품과 시공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부 창틀에서 물이 샌다면 코킹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태인지 먼저 봐야 합니다. 창틀 주변 균열이나 다른 경로로 들어온 물이라면 실리콘을 새로 발라도 누수는 계속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업체에 물이 들어오는 위치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코킹으로 처리할 구간과 별도 점검이 필요한 구간을 나눠 설명해 달라고 하세요. 작업 전 원인을 확정하기 어렵다면 그 한계도 견적서에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추가금은 조건과 금액을 함께 받아두세요
저렴한 견적에서 자주 빠지는 항목은 기존 실리콘 제거, 곰팡이 처리, 좁은 틈의 보강, 가구 이동, 높은 곳 작업, 폐기물 처리입니다. 예를 들어 한 업체가 18만 원, 다른 업체가 32만 원을 제시했다고 해봅시다. 앞쪽이 제거 비용과 샤워부스 작업을 제외했다면 두 숫자는 같은 작업의 가격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기존 재료 제거 포함’, ‘추가 구간은 사전 협의’처럼 적어두면 비교가 쉬워집니다.
방문 후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조건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사진만으로 보이지 않는 틈이 있으니까요. 다만 추가금이 발생하는 조건과 계산 방식을 미리 받아야 합니다.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라는 문구만 있다면 어느 부위에서 얼마가 더 드는지 다시 물어보세요. 추가 작업을 발견했을 때는 작업 전에 위치·내용·금액을 문자로 확인하고 결정하는 게 안전합니다.
일정도 견적의 일부입니다. 물을 쓰는 공간이라면 시공 전 건조가 필요한지, 작업 후 언제부터 사용해도 되는지 제품과 현장 조건에 맞춰 안내받으세요. 하루 안에 끝난다는 말만 듣고 바로 샤워를 하거나 청소를 하면 시공 상태를 확인하기도 어려워집니다. 방문 횟수와 건조 때문에 작업이 미뤄질 때의 비용도 함께 확인할 만합니다.
하자가 생기면 시공 부위와 요구 내용을 특정하세요
작업이 끝나면 업체와 함께 코킹 선이 끊긴 곳은 없는지, 들뜬 가장자리는 없는지, 계약한 구간이 빠지지 않았는지 확인하세요. 시공 전후 사진을 같은 각도에서 남기고 견적서, 대화 내용, 결제 내역을 보관합니다. 보기 싫은 부분이 있다면 현장에서 위치를 짚고 보완 방법과 일정을 문자로 남기는 편이 전화로만 이야기하는 것보다 분명합니다.
나중에 들뜸이나 틈이 보이면 ‘다시 해주세요’보다 ‘욕조 오른쪽 모서리 약 20cm가 들떴고, 시공일은 언제이며, 현장 확인과 보수 가능 일정을 알려달라’고 적어 보내세요. 사진도 함께 보내고 답변 기한을 제시하면 요구한 내용이 남습니다. 원인이 시공 문제인지, 바탕면 움직임이나 새 누수 때문인지는 현장 확인이 필요할 수 있으니 무조건 무상 보수를 약속받았다고 단정하지는 마세요. 계약 때 보수 대상과 기간, 출장비 조건을 적어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업체와 이야기가 풀리지 않으면 계약서와 사진, 보수를 요청한 문자, 업체 답변을 모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상담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인테리어 하자 분쟁 사례에서도 계약 내용과 하자 원인을 함께 따집니다. 그래서 코킹 시공 업체의 견적서는 가격표이면서 작업 범위를 증명하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저는 몇만 원 차이보다 제거 범위와 추가금 조건을 또렷하게 적어주는 업체에 더 눈이 갑니다.
